집합의 크기
집합의 원소가 유한인 경우, 직접 세어서 어떤 것이 더 많은지 알 수 있으나 원소의 개수가 유한하지 않은 경우 직관적으로 어떤 집합이 더 '큰' 집합인지 알기 어렵다. 집합론에서는 이를 '대응'의 관점에서 이해한다. 두 집합 \[A=\{1,\, 2,\, \cdots,\, n,\, \cdots\}, \; B=\{2, \, 4, \, \cdots, \, 2n, \, \cdots\}\]은 눈으로 보기에 집합 \(A\)의 원소의 개수가 집합 \(B\)의 원소의 개수보다 많아 보인다. 그러나 함수 \[f:A \to B, \; f(x)=2x\]는 집합 \(A\)에서 집합 \(B\)로의 일대일대응이고, 두 집합의 각 원소는 함수 \(f\)에 의하여 대응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집합 \(A\)와 집합 \(B\)의 원소의 개수는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집합의 크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Definition 3.0]
(1) 집합 \(A\)에서 \(B\)로의 일대일대응 \(f:A \to B\) 가 존재하면 두 집합 \(A\)와 \(B\)는 서로 대등하다(equinumerous)고 하고, 기호로 \(A\sim B\) 와 같이 표현한다.
(2) 집합 \(A\)에서 \(B\)로의 일대일함수가 존재하는 경우, (즉, 집합 \(A\)가 \(B\)의 부분집합과 대등한 경우) \(A\preceq B\) 와 같이 표현한다. 특히 두 집합 \(A\)와 \(B\)가 서로 대등하지 않은 경우 \(A\prec B\) 와 같이 표현한다.
이러한 대응의 관점에서 집합 \(A\)가 유한하다는 것은 그 집합의 크기를 '수'로 표현할 수 있는 어떤 집합과 대응된다고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그 집합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한이라는 개념은 무한집합이라는 어떤 대상에 대응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Definition 3.1]
집합 \(A\)가 공집합이거나 어떤 자연수 \(n\)에 대하여 집합 \(\{1, \, 2, \, \cdots, \, n\}\) 과 동등한 경우 집합 \(A\)를 유한(finite)하다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집합 \(A\)를 무한(infinite)하다고 한다.
무한집합과 \(\mathbb N\)
유한집합의 크기는 그 집합의 크기를 나타내는 수를 비교함으로써 비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집합의 원소의 개수를 헤아릴 수 없는 무한집합끼리도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까? 또는 무한집합끼리도 서로 크기를 비교하여 개수가 적은 집합과 많은 집합으로 분류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집합론의 창시자인 게오르크 칸토어(1845~1918)는 무한집합의 크기도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무한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집합론의 기초를 세웠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다루는 여러 수들의 집합 중에서도 크기가 다른 것들이 존재한다.
우선 우리가 고등학교까지 배웠던 모든 수의 집합 중 가장 작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연수 전체의 집합 \(\mathbb N\)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자연수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같이 실제로도 무한집합 중에서 가장 크기가 작은 집합이다. 이는 다음 정리로부터 이해할 수 있다.
(가독성을 위해 증명은 모두 접은글로 표시하였다. 증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면 생략해도 무방하다.)
[Theorem 3.2]
무한집합은 \(\mathbb N\)과 대등한 집합을 부분집합으로 갖는다.
# 증명 ▶
(Proof)
집합 \(A\)가 무한집합이라고 하자. 선택 공리에 의하여 집합 \(A\)의 한 원소 \(a_1\)를 선택할 수 있다.
집합 \(A_1=A \, \backslash \, \{a_1\}\)은 공집합이 아니므로 집합 \(A_1\)의 한 원소 \(a_2\)를 선택할 수 있다.
집합 \(A_2=A \, \backslash \, \{a_1, a_2\}\)는 공집합이 아니므로 집합 \(A_2\)의 한 원소 \(a_3\)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하여
집합 \(A_n=A \, \backslash \, \{a_1, a_2, \cdots, a_n\}\)은 공집합이 아니므로 집합 \(A_n\)의 한 원소 \(a_{n+1}\)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구성된 집합 \(P=\{a_1, a_2, \cdots, a_n, \cdots \}\)는 명백히 \(\mathbb N\)과 대등하다.
[참고] 선택 공리(Axiom of Choice)
# ◀ 닫기
위 정리가 의미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모든 무한집합은 자연수 전체의 집합을 적절히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자연수 전체의 집합은 가장 작은 단위의 무한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수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자연수를 떠올리고, 그 개수가 무수히 많다고 인지하는 것이 실제로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집합론에서는 집합의 크기의 척도로 기수(Cardinal Number)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유한집합의 경우 기수가 그 집합의 원소의 개수가 되고, 무한집합은 그 특성(크기)에 따라 기호 \(\aleph\,\)(Aleph)를 이용하여 그 집합의 기수를 표현한다. 그 중 자연수 전체의 집합은 무한집합 중에서 가장 작은 집합이므로, 자연수 전체의 집합의 기수를 \(\aleph_0\,\)(Aleph-zero)라고 표현한다.
[Definition 3.3]
자연수 전체의 집합 \(\mathbb N\)은 기수 \(\aleph_0\)를 갖는다.
한편, 어떤 집합 \(A\)가 집합 \(\mathbb N\)과 일대일대응이 된다(즉, 집합의 크기가 \(\mathbb N\)과 같다)는 것은 \(A\)의 각 원소에 '번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1\)과 대응되는 \(A\)의 원소는 \(A\)의 첫 번째 원소, \(n\)과 대응되는 \(A\)의 원소는 \(A\)의 \(n\)번째 원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집합 \(\mathbb N\)과 대등한 집합은 각 원소에 번호를 붙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가부번(可附番)집합이라고 한다.
[Definition 3.4]
집합 \(A\)가 집합 \(\mathbb N\)과 대등하면 집합 \(A\)를 가부번(denumerable)이라 하고, 집합 \(A\)가 유한하거나 가부번이면 집합 \(A\)를 가산(countable)이라 한다.
'가산'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셀 수 있다'는 것이다. 집합이 유한하든지 무한하든지 가산은 각 원소를 '하나, 둘, 셋, \(\cdots \, \)'과 같이 셀 수 있는 범주에 있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정수 전체의 집합 \(\mathbb Z\)는 가부번집합이다.
[Theorem 3.5]
정수 전체의 집합 \(\mathbb Z\)은 가부번이다.
# 증명 ▶
(Proof)
함수 \(f:\mathbb N \to \mathbb Z\) 를 \[f(x)=\begin{cases}\frac{x-1}{2} & x: \text{odd}\\[2ex]-\frac{x}2 & x:\text{even}\end{cases}\] 라 하면 함수 \(f\)는 일대일대응이다. 따라서 두 집합 \(\mathbb N\)과 \(\mathbb Z\)는 대등하다.
# ◀ 닫기
위 증명에서 주어진 함수 \(f\)는 복잡해 보이지만, 정수 전체를 다음과 같이 순서대로 나열하는 함수이다. \[0, \, -1, \, 1, \, -2, \, 2, \, \cdots, \, -n, \, n, \, \cdots\]
무한집합의 크기에 따른 분류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관찰하는 대상'으로서의 함수와는 다르게 집합론에서는 함수를 원소끼리 대응시키는 일종의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집합 사이에 일대일대응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두 집합의 크기가 같다고 확인하는 것도 그 예이다. 다만, 크기가 같은 두 집합 사이의 일대일대응을 찾는 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니다. 이때 이용할 수 있는 정리가 있다.
[Theorem 3.6] (Cantor-Bernstein)
\(X\preceq Y\)이고 \(Y\preceq X\)이면 \(X \sim Y\)이다.
# 증명 ▶
(Proof)
가정으로부터 두 일대일함수 \(f:X \to Y\)와 \(g: Y \to X\)가 각각 존재한다.
\(a\in X\)에 대하여 \(b=f(a)\)인 \(b\in Y\)가 존재하면 \(a\)를 \(b\)의 선행자(parent)라고 정의하자. 마찬가지로
\(y\in Y\)에 대하여 \(x=g(y)\)인 \(x\in X\)가 존재하면 \(y\)를 \(x\)의 선행자(parent)라고 정의하자. 이때 임의의 \(c\in X\cup Y\)에 대하여 \(c\)의 선행자들로 이루어진 열 \(\{c_n\}_{n=0}^{\infty}\)을 생각하자. 즉, \(c_0=c\)이고 \(c_{n+1}\)은 \(c_n\)의 선행자이다.
이때 두 함수 \(f\)와 \(g\)는 일대일함수이므로 \(X \cup Y\)의 각 원소에 대한 선행자는 많아야 1개 존재하고, 선행자 열의 각 항은 두 집합 \(X\)와 \(Y\)의 원소를 번갈아 가면서 취하게 된다.
이제 \(X \cup Y\)의 각 원소 \(c\)에 대한 선행자 열 \(\{c_n\}_{n=0}^{\infty}\)의 길이 \(N\)을 \(c_n\)의 값이 존재하는 \(n\)의 최댓값이라 하자. 또, \(N=0\)인 경우는 \(c\)의 선행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N=\infty\)인 경우는 \(c\)의 선행자 열의 각 항이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존재하는 경우라고 하자.
집합 \(X\)의 원소 중에서 \(N\)이 홀수인 것들의 집합을 \(X_o\), \(N\)이 짝수(\(0\) 포함)인 것들의 집합을 \(X_e\), \(N=\infty\)인 것들의 집합을 \(X_\infty \)라 하자. 집합 \(Y\)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세 집합 \(Y_o\), \(Y_e\), \(Y_\infty\)를 정의하자.
위 집합들의 정의에 의하여
\[\begin{align} x\in X_o \; &\Rightarrow \; f(x)\in Y_e\,, \\[1ex]
x\in X_e \; &\Rightarrow \; f(x)\in Y_o\,, \\[1ex]
x\in X_\infty \; &\Rightarrow \; f(x)\in Y_\infty\ \end{align}\]이다. 따라서 두 함수
\[f|_{X_e}:X_e \to Y_o\,, \; f|_{X_\infty}:X_\infty \to Y_\infty\]
는 일대일함수이면서 치역과 공역이 일치하므로 모두 일대일대응이다. 단, 함수 \(f|_{X_o}:X_o \to Y_e\)는 \(Y_e\)에 선행자를 갖지 않는 원소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일대일대응이 아닐 수도 있다. 대신 함수 \(g|_{Y_e}:Y_e \to X_o\)는 일대일대응이 된다. 따라서 함수 \(h:X \to Y\)를 \[h(x)=\begin{cases}f(x) & \text{if}\; \; x \in X_e\cup X_\infty \\[1ex]
g^{-1}(x) & \text{if}\; \; x \in X_o\end{cases}\]라 하면 함수 \(h\)는 \(X\)에서 \(Y\)로의 일대일대응이다.
# ◀ 닫기
유리수 전체의 집합 \(\mathbb Q\)는 어떨까? 유리수는 두 정수의 비로 표현되는 숫자이므로 다음과 같이 분자와 분모의 절댓값의 합이 작은 순서에서 큰 순서로 나열할 수 있다. \[0, \, 1, \, -1, \, \frac{1}{2}, \, -\frac{1}{2}, \, \frac{2}{1}, \, -\frac{2}{1}, \, \frac{1}{3}, \, -\frac{1}{3}, \, \frac{3}{1}, \, -\frac{3}{1}, \, \cdots \,\] 이에 유리수 전체의 집합도 가부번임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증명은 아래에 써두었으나 이 역시 어렵다면 생략해도 무방하다.
[Theorem 3.7]
유리수 전체의 집합 \(\mathbb Q\)는 가부번이다.
# 증명 ▶
[Lemma 3.8]
\(\mathbb N\) \(\sim\) \(\mathbb N \times \mathbb N\)
(Proof)
함수 \(f: \mathbb N \times \mathbb N \to \mathbb N \)를 \(f(a, b)=2^a \cdot 3^b\) 로 정의하면 소인수분해의 유일성에 의하여 함수 \(f\)는 일대일함수이다. 즉, \(\mathbb N\times \mathbb N \preceq \mathbb N\)이다. 또한 명백히 \(\mathbb N \preceq \mathbb N\times \mathbb N\)이다. 따라서 [Theorem 3.6]에 의하여 \(\mathbb N\) \(\sim\) \(\mathbb N \times \mathbb N\)이다.
(Proof of 3.7)
[Lemma 3.5]에 의하여 집합 \(\mathbb N\)에서 \(\mathbb Z\)로의 일대일대응 \(f\)가 존재한다. 함수 \(f:\mathbb N\times \mathbb N \to \mathbb Z\times \mathbb Z\)를 \(f(a, b)=(f(a), f(b))\)라 하면 명백히 함수 \(f\)은 \(\mathbb N\times \mathbb N\)에서 \(\mathbb Z\times \mathbb Z\)으로의 일대일대응이다. 한편, [Lemma 3.8]에 의하여 \(\mathbb N\)에서 \(\mathbb N \times \mathbb N\)으로의 일대일대응 \(g\)가 존재한다. 따라서 함수 \(f \circ g\)는 \(\mathbb N\)에서 \(\mathbb Z \times \mathbb Z\)으로의 일대일대응이고 \(\mathbb N \sim \mathbb Z\times \mathbb Z \)이다. \(\cdots \, (1)\)
자연수 \(p, \, q\)에 대하여 함수 \(h:\mathbb Q \to \mathbb Z \times \mathbb Z\)를 \[h(x)=\begin{cases}(p, -q) & \text{if} \; x=\displaystyle \frac{-q}{p}, \; \gcd(p, q)=1\\[1ex] (1, 0) & \text{if} \; x = 0 \\[1ex] (p , \,q) & \text{if} \; x=\displaystyle \frac{q}{p}, \; \gcd(p, q)=1\end{cases}\]라 하면 함수 \(h\)는 \(\mathbb Q\)에서 \(\mathbb Z \times \mathbb Z\)로의 일대일함수이다. 즉, \(\mathbb Q \preceq \mathbb Z \times \mathbb Z\)이다. \(\cdots \, (2)\)
또한, [Theorem 3.5]에 의하여 명백히 \(\mathbb N \preceq \mathbb Q\)이다. \(\cdots \, (3)\)
(1), (2), (3)에서 \(\mathbb N \preceq \mathbb Q\preceq \mathbb Z \times \mathbb Z\)이고 \(\mathbb N \sim \mathbb Z\times \mathbb Z \)이므로 [Theorem 3.6]에 의하여 \(\mathbb N \sim \mathbb Q\)이다.
# ◀ 닫기
이번엔 실수 전체의 집합 \(\mathbb R \)에 대하여 얘기해 보자. 지금까지의 논의를 보면, 자연수를 수직선 위에 나타내면 간격이 1씩 떨어져 있는 반면, 유리수는 수직선을 빽빽하게 채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유리수가 자연수보다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두 집합이 '대응'의 측면에서는 서로 크기가 같음을 알 수 있었다.
비슷하게 실수 전체의 집합이 유리수 전체의 집합보다 크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일대일대응이 존재하여 서로 크기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칸토어는 이에 대한 답으로 다음 정리를 발견하였다.
[Theorem 3.9] (Cantor)
임의의 집합 \(X\)에서 그 멱집합 \(\mathcal P(X)\)로의 일대일대응은 존재하지 않는다.
[cf] 집합 \(X\)의 모든 부분집합을 원소로 갖는 집합을 집합 \(X\)의 멱집합(power set)이라 하고, 기호로 \(\mathcal P(X)\)와 같이 나타낸다. 즉, \(\mathcal P(X)=\{A \,| \, A\subseteq X\}\)이다.
# 증명 ▶
(Proof)
집합 \(X\)에서 그 멱집합인 \(\mathcal P(X)\)로의 일대일대응 \(f\)가 존재한다고 하자. 그리고 집합 \(P\)를
\[P=\{x\in X \, | \, x \notin f(x)\}\]라 하자. 그러면 집합 \(P\)는 \(X\)의 부분집합이므로 \(a\in X\)가 존재하여 \(f(a)=P\)이다.
이때 \(a\in P\)라고 하면 집합 \(P\)의 정의에 따라 \(a\notin f(a) \Rightarrow a\notin P\)이고, \(a\notin P\)라고 하면 집합 \(P\)의 정의에 따라 \(a\in f(a) \Rightarrow a\in P\)가 되어 어느 쪽이든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X\)에서 \(\mathcal P(X)\)로의 일대일대응은 존재하지 않는다.
# ◀ 닫기
따라서 임의의 집합은 그 멱집합보다 항상 크기가 작다. 즉, 무한집합 \(X\)가 하나 주어지면 다음과 같이 그것보다 크기가 큰 무수히 많은 무한집합의 열을 만들 수 있다. 이로부터 무한집합이라도 크기가 다른 것들이 있고, 심지어 크기가 다른 무한집합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X \prec \mathcal P(X) \prec \mathcal P(\mathcal P(X)) \prec \cdots \]
\(\mathbb R\)의 크기와 연속체(continuum)
칸토어의 정리에 따르면 \(\mathbb N\)은 그 멱집합 \(\mathcal P(\mathbb N)\)보다 크기가 작다. 사실 멱집합이라는 개념은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에서 간접적으로 다루어진다. 아마 원소의 개수가 \(n\)인 집합의 부분집합의 개수를 \(2^n\)이라고 배운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각 부분집합이 집합의 원소가 들어가는지 들어가지 않는지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인데, 그런 의미에서 집합 \(X\)에서 집합 \(\{0, 1\}\)로의 모든 함수의 집합을 \(2^X\)라고 표현한다. 이때 부분집합을 구하는 방법과 같은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mathcal P(X) \sim 2^X\)이다. (\(X\)의 각 원소를 선택하는 것을 함숫값 \(1\)에 대응시키고, 원소를 선택하지 않는 것을 함숫값 \(0\)에 대응시킨다.)
[Theorem 3.10]
집합 \(2^X\)를 \(2^X=\{f \, | \, f:X\to\{0, 1\}\}\)이라 하면 \(\mathcal P(X) \sim 2^X\)이다.
# 증명 ▶
(Proof)
함수 \(f:\mathcal P(X) \to 2^X\)를 \[f(P)=\chi_{P} (x)=\begin{cases}1 & \text{if} \; \; x\in P\\0 & \text{if} \; \; x\notin P\end{cases}\]라 하면 함수 \(f\)는 \(\mathcal P(X)\)에서 \(2^X\)로의 일대일대응이다.
# ◀ 닫기
이를 이용하면 \(\mathcal P(X)\)와 \(\mathbb R\)가 서로 대등하다는 사실을 다음의 순서대로 보일 수 있다.
[Lemma 3.11]
열린구간 \((0, 1)\)은 \(\mathbb R\)와 대등하다.
# 증명 ▶
(Proof)
함수 \(f(x)=\cfrac{2x-1}{x(1-x)}\)는 \((0, 1)\)에서 \(\mathbb R\)로의 일대일대응이다.
# ◀ 닫기
[Lemma 3.12]
열린구간 \((0, 1)\)에 속하는 임의의 실수 \(a\)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하는 모든 항이 \(0\) 또는 \(1\)인 수열 \(\{a_n\}\)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a=\sum_{n=1}^{\infty} \frac{a_n}{2^n}\]
# 증명 ▶
(Proof)
임의의 실수 \(a\)에 대하여 \(c_n=\displaystyle \sum_{k=1}^{n} \frac{a_k}{2^k}\)라 하고, 수열 \(\{a_n\}\)을 \[a_1=\begin{cases}1 & a > 1/2\\0 & a \leq 1/2\end{cases} \,, \; \; a_{n+1}=\begin{cases} \, 1 &a-c_n\geq(1/2)^{n+1}\\[.2em] \, 0 & a- c_n<(1/2)^{n+1}\end{cases}\]
이라고 하자. 이때 두 수열 \(\{a_n\}, \, \{c_n\}\)의 정의에 의하여 \[a-c_n \leq \sum_{k=n+1}^{\infty}\frac{1}{2^k}=\frac{1}{2^n} \to 0\] 이다. 따라서 \(c_n \to a\)이다. 또한, 두 수열 \(\{a_n\}, \, \{c_n\}\)의 정의로부터 실수 \(a\)에 대응하는 수열 \(\{a_n\}\)은 유일하다.
# ◀ 닫기
[Theorem 3.13]
\(\mathcal P(\mathbb N) \sim \mathbb R\)이다.
# 증명 ▶
(Proof)
[Lemma 3.12]에 의하여 \(2^{\mathbb N} \sim (0, 1)\)이다. 이때 [Theorem 3.10]과 [Lemma 3.11]에 의하여
\[\mathcal P(\mathbb N) \sim 2^{\mathbb N} \sim (0, 1) \sim \mathbb R\]이다.
# ◀ 닫기
따라서 자연수의 집합의 크기보다 실수 전체의 집합의 크기가 더 크고, 자연수 집합의 멱집합이 실수 전체의 집합의 크기와 같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실수 전체의 집합의 기수를 연속체(continuum)이라고 한다.
[Definition 3.14]
집합 \(\mathbb R\)의 기수를 연속체(continuum)라고 하고 기호로 \(c\, \) 또는 \(2^{\aleph_0}\, \)과 같이 나타낸다.
칸토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연수 전체의 집합의 크기보다는 크고, 실수 전체의 집합의 크기보다는 작은 집합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연속체 가설이다. 실수를 얼마 정도 선택해서 실수보다는 확실히 작고 자연수보다는 큰 집합을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해보자. 당시에는 이를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서 칸토어는 이 연속체 가설이 참임을 증명하려고 애썼으나, 살아 있을 때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연속체 가설, The Continuum Hypothesis]
\(\aleph_0\)와 \(2^{\aleph_0}\) 사이에는 다른 기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S \subseteq \mathbb R\)이고 \(S\)가 가산집합이 아니면 \(|S|=2^{\aleph_0}\)이다.
이 명제는 놀랍게도 현대 수학의 표준적인 공리계로 이용되는 ZFC 공리계 아래에서는 참이라고 할 수도, 거짓이라고 할 수도 없는 문장이다. 다시 말해서 위 문장이 참이라고 하든 거짓이라고 하든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다. 즉, 연속체 가설은 ZFC 공리계와 독립적이다. 칸토어가 자신의 묘비명에
수학의 본질은 그것이 갖는 자유로움에 있다 Das Wesen der Mathematik liegt in ihrer Freiheit |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는데, 이 연속체 가설은 엄밀함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수학에서도 그 안에서 논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몇 세기에 걸쳐 만든 완벽해보이는 어떠한 틀 안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항상 발생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칸토어의 저 말은 어떤 사물이나 대상에 대하여 주체가 그 대상을 정의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 [참고] ZFC 공리계
# ◀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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